문경
후배 초월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과 직장에 대한 환멸로 휴가를 떠난 문경과 만행 중인 비구니 스님 가은은 경북 문경에서 떠돌이 개 '길순'을 구하며 길동무가 된다. 길순의 주인을 찾아 문경을 유랑하던 일행은 길순 때문에 우연히 만난 유랑 할매의 집에 머문다. 그들 모두는 서로의 시린 사연을 듣고 교감하면서 정서적 연대의 하룻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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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채문경이 문경을 찾은 것은 자신의 이름 때문만은 아니다. 부서의 일 대부분을 했지만 그만두게 된 계약직 직원 초월의 고향이 경상북도 문경시였기 때문이다. 문경은 무작정 떠나온 길에서 비구니 스님 가은과 가은이 지켜준 강아지 길순이를 만나고, 길순이가 잃어버린 자신의 개라고 착각한 한 할머니를 만나 그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 그러니까 <문경>에서 벌어지는 일은 모두 우연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은 우연과 필연이 날실과 씨실이 엮이듯 벌어지게 되어 있고, 우리는 이렇게 맺어진 관계를 인연이라고 부른다. 결국 <문경>은 인연에 관한 영화이고 이러한 인연이 만들어주는 행복 혹은 작은 기적에 관한 이야기다. 이러한 인연을 맺어준 존재는 바로 길순이라는 강아지로, 그는 등장인물들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 준다(영화에 강아지의 시점 샷이 등장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신성가족>(2001), <반두비>(2009) 등으로 전주국제영화제와 깊은 인연이 있는 신동일 감독의 신작으로, 연륜이 깊어지면서 갈수록 넓어지는 연출의 품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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