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은 나보다 더 예쁜 여자가 사귀자고 하면 어떡할 거냐며 만수를 시험한다.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라는 만수의 답과 그럼에도 둘은 서로의 최선이라는 부연이 영숙은 좀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만수는 이야기를 통해 그런 영숙을 설득하려 하고, 둘은 상상 속의 먼 과거를 지나 다시 그들의 현재로 돌아온다.
접기 -
연인 영숙과 만수가 문답을 주고받는다. 서로를 향한 의심과 관심, 관계 진척과 종결을 염두에 둔 도모와 주저, 현재와 미래, 삶과 죽음에 관한 비관과 낙관에 관한 말들이다. 자못 진지하던 대화는 불쑥 저 먼 과거 공룡의 존재와 멸종에 관한 질문으로 이어지더니 인류 존속을 화두로 삼는다. 일순간 보편적이고 역사적인 맥락과 접속하게 된 연인은 연애의 심각성은 잠시 덜어내고 삶이라는 미스터리 앞에서 도리어 산뜻해진다. 고생물학의 자취로 존재의 이유를 묻게 된다면, 이런 것일까. 관계에 관한 색다른 탐색로에 접어들었다. (정지혜 | 영화평론가)
접기 -
JANG Hyeonseo | gustj97@naver.com
장현서
JANG Hyeon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