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사는 재일동포 3세인 나는 집 앞 작은 마당에서 일본 채소 '시소'를 키운다. 겉으로는 깻잎과 비슷하지만, 특유의 향을 풍기는 시소. 마치 한국 이름과 한국 국적을 가져도 한국 사회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나의 모습과도 같다. 이방인이라는 삶은 어쩌면 자유롭다. 하지만 재일동포 1세이신 할머니의 죽음은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죽음은 이방인이라는 삶에도 종지부를 찍는 것인가. 우리는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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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해 동안 재일교포 2세, 혹은 3세 감독들의 다큐멘터리 출품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재일교포들이 당해온 부당한 차별이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온 모습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비하여, 최근에는 사적인 고민과 개인사를 담는 작품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재일교포 3세인 김이향 감독의 <이방인의 텃밭>도 그런 작품이다. 도쿄에서 태어난 감독은 8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데, 화분에 일본 채소인 '시소'를 키우고 있다. 시소는 깻잎과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향은 많이 차이 나는데, 감독은 한국 이름과 국적을 가져도 한국 사회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을 시소를 통해서 본다. 정체성에 대한 질문, 어머니와의 갈등, 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불안한 신분에 대한 고민 등 감독의 생각도 잘 드러나고 있다. (전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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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향
KIM Rih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