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어른으로 성숙해가는 청소년의 성장의 고통과 갈등, 사춘기의 성적 호기심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아니면 일탈된 청소년들의 행적은 카메라로 포획되어 문제의식이라는 포장지로 위장하여 관객의 시각적 볼거리로 제공되거나 스승을 사랑하는 제자를 멜로드라마로 가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토모유키의 <나쁜 녀석들>은 관습적인 청소년 영화에서 벗어나 억압적인 선생과 통제로 인해 순수한 동심이 훼손되는 범상치 않는 문제를 다룬다. 영화는 이미지로 의미를 표현하려고 애쓰는 단편영화처럼 완만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슈주가 다리에서 투신하기 전에 보여준 흔들리는 시점 샷을 통한 투신자살시도의 예시(豫示)나 교실에서 싸우는 학생들을 역동적으로 잡아내는 역량도 겸비했다. 중학생인 사다토모와 그의 친구인 슈주 패거리는 장난삼아 가게의 물건을 훔쳐 달아난다. 그 사건은 우연한 기회에 엄격한 규율을 강조하는 고바야시 선생에게 들통 난다. 고바야시 선생은 관련된 학부모를 학교에 소환하여 학생들의 비행을 알리고, 학교에 찾아온 학부모들은 자식들을 폭행하면서 귀가한다. 이 사건으로 선생은 반성문 쓰기와 운동장 돌기 등으로 사다토모 패거리를 체벌하거나 통제하고 학생들은 다리 밑으로 반성문을 내던지는 행동으로 반발한다. 학교의 억압과 학생의 반발은 이 영화의 갈등 축이며, 이 대결은 슈주의 죽음으로 종결된다. 그의 죽음은 사다토모에게 젊은 날의 아린 상처의 환부이자, 학창시절의 멜랑콜리를 자극하는 비밀창고를 간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