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단편 영화에서 가정은 폭발 직전의 뻥튀기 기계처럼 위태롭다. 그 기계는 외부의 가열이 가속화되면 시한폭탄처럼 터지며 그 직전은 시시각각 긴장감을 가중시킨다. <짜라파파>는 한 가정에 내장된 갈등과 폭발 그리고 그 이후를 섬세하게 잡아낸 영화다. 가정의 위기와 아버지 위상의 실추 그리고 아버지를 죽이고 싶은 충동에 가득 찬 자녀들이라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지배되는 가족 풍경은 한국단편영화의 부정하기 힘든 하나의 흐름임을 새삼 확인시켜준다. 큰 딸은 취업 재수생이기 때문에 집에 머물고 가장은 만성 실업 상태로 역시 평일에 가정 주부처럼 텔레비전을 보거나 신문을 보다 잠드는 권태로운 일상에 함몰되어있다. 아내는 서방복도 없는 것이 자식복도 없다며 만성적으로 푸념한다. 이렇게 달궈진 갈등은 구역 예배를 통해 폭발한다. 아내는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가짜 외제 커피 잔을 사오고 취업재수생 딸은 유학준비생으로 둔갑하고 실업자 남편은 지방에서 사업하는 사업가로 속여 교인동료들에게 소개한다. 폭발을 향해가던 구역예배는 술 취한 막내딸의 귀가와 폭로로 아수라장이 된다. 큰딸은 사태가 수습된 후 거실에서 자고 있는 아버지를 베개로 누르며 죽이려하나 실패하고 만다. 언니의 행동을 지켜보는 동생의 시선은 이들 간의 심정적 동조를 감지할 수 있으며 살아난 가장의 미래는 관객의 자발적 해석에 떠 넘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