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백>은 라트비아의 거장 헤르츠 프랑크의 자서전적인 작품이다. 그의 삶과 그가 만든 주옥같은 단편들이 날줄과 씨줄로 차분하게 교직되어 기억과 현실에 관한 한 편의 모자이크가 탄생한다. 여기서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1978년에 그와 그의 동료 카메라맨이 만든 단편 <텐 미니츠 올더>이다. 이 작품을 통해 인형극을 보는 한 어린 소년의 표정에 관해 기념비적인 연구를 선보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감독은 이십 년이 흐른 지금 주인공 소년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어엿한 성년이 된 주인공은 이제 자신의 감정을 쉽게 보이려 하지 않는다. 인생은 성장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소멸의 시간이기도 하다.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내와 심장수술을 받은 감독 자신에게 조금씩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하지만 감독은 자신과 자신의 세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끌어내어 ´플래시백´이라는 한 편의 가슴 저미는 시를 탄생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