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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쓰는 편지: 홈런 치는 타자, 도루 하는 타자
2021-12-02 11:00:00Hits 701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2021-12-02

[함께 쓰는 편지] 홈런 치는 타자, 도루 하는 타자
<성적표의 김민영> 이재은 감독의 연말 인사

안녕하세요! 전주국제영화제 

‘함께 쓰는 편지’입니다. 

지난 5월의 기억이 무색하게, 다시 겨울입니다. 올해도 저희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가장 먼저 드리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12월의 뉴스레터는 총 다섯 편에 걸친 연말 인사로 꾸렸습니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를 빛냈던, 여러분께서 많은 사랑을 주었던 작품과 연출자를 모았는데요. 영화제 이후 한 해 동안의 근황도 듣고 안부를 물으며 올해를 마무리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성적표의 김민영> 트레일러

누구에게나 친구가 세상의 전부이던 시절이 있겠지요? <성적표의 김민영>은 인생의 한 시기에 만나, 불현듯 서로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 친구들의 이야기입니다. 서로 다르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이 친구들은 여전히 서로를 통해 세상을 살아나가는 태도를 배웁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지점을 다루는 작품이어선지 <성적표의 김민영>은 전주국제영화제에서의 상영 이후에도 무척 분주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척 긴 문장을 읽으셔야 하니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

<성적표의 김민영>은 올해 제9회 무주산골영화제, 제22회 샌디에고아시안영화제, 제41회 하와이국제영화제, 제36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등에 초청되었습니다.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장편 경쟁 섹션인 

발견’ 부문에서는 대상을 수상했어요. 이밖에도 제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국제장편경쟁 부문 관객특별상과 특별언급상을, 제9회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 키즈포커스 부문에서 포커스상을, 제23회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땡그랑동전상을 받았습니다. 놀라운 성적이지요? 

아래에 <성적표의 김민영> 연출자 중 한 분인 이재은 감독의 연말 인사를 준비했습니다. :) 
이재은 감독님, 올해 <성적표의 김민영>과 함께 충분히 행복하셨을까요?


안녕하세요. <성적표의 김민영> 공동연출을 맡은 이재은입니다. 
모두따뜻한 연말 보내고 계시나요

홈페이지의 내년도 출품 공모글을 보니 , 벌써 한 해가 지나갔구나체감을 하게 됩니다. 작년 이맘때 출품 후 꼭 초청될 것만 같다는 근거 없는 기대심 반, 혹여나 안 되어도실망하지 않기 위한 비관적 마음 반으로 매일 아침 비메오 스크리너 조회 수를 확인했던 기억이 납니다.
 
비메오에 영상을 열어본 지역을 확인하는 기능이 있는데, 부끄럽지만, 전주 사무소의 주소와 열어본 지역을 비교해 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간절했던 전주영화제 선정 전화와 아직도 믿기지 않는 대상 수상까지, 대학 졸업 후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던 저에게 2021년은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해였습니다.
 
전주 상영 이후로, 감사하게도 다른 영화제들에서 상영하며, 또 영화의 마무리 작업으로 오래 제쳐두었던 일을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다음 작품을 고민하다, 오래전 써놓고 서랍 속에 묻어뒀던 시나리오를 다시 꺼내 수정해보고 있습니다솔직하게 말하자면, <성적표의 김민영>이 저의 실력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이 한가득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런 고민을 누군가에게 말했더니,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 영화도 잘 될 줄 알았어? 몰랐잖아!”
   

. 전혀 몰랐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갑작스러운 시작이지만! 몰랐던 이야기, 별것은 없는 제작기에 관한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성적표의 김민영은 사실 단편으로 시작했던 영화입니다

당시 저희 둘은 한 영화 워크숍에서 만나 1회차짜리 단편을 각각 한편씩 연출했고, 다음 단편을 같이 찍기로 합니다. 캐스팅을 하고 프리를 준비하다, 어떤 사정들로 인해 영화가 엎어집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여유 있게 시나리오나 다시 고치자며 다음만을 기약하던 중, 기대 없이 지원한 영진위 단편 제작지원에 선정되게 됩니다. 면접을 보는데, 한 심사위원분께서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혹시 생각한 이야기를 다 써서 낸 건가요?”
 

무슨 소린지 몰라서 있으니, 장편에 어울릴 법한 이야기여서 점수를 짜게 줬고, 혹시 더 이야기가 있는데 뺀 거냐는 말이었습니다. 면접장에서 나오자마자, 둘에게 거의 동시에 장편?!”하고느낌표가 그려졌습니다. 저는 원래 칭찬은 잘 믿지 않는 편인데, 칭찬으로 하신 이야기가 아니니 믿어보고 싶은 마음이었을까요. 이 영화를 더 큰 이야기로 봐주신 것이 괴상하게도 저희에게는 엄청난 칭찬으로, 용기로 승화되어 다가왔다는 걸 그분은 아마 상상 못 하셨겠죠.
 
그날 이후로 신이 나서 이야기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말씀하신 것처럼 잠시 빼뒀던 이야기를 다시 집어넣은 듯이 순식간에 써 내려갔던 것 같습니다. 사실 비단 심사위원분의 말씀 때문만이 아니라, 저희 스스로도 이 영화의 부족한 어떤 부분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던 거였겠지요. 영화의 주된 소재인 삼행시클럽과 수산나의 캐릭터도 이때 생겨난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장편 버전 하나와 단편 버전 하나가 만들어지고, 주변에 투표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희한하게도 결과가 기억이 나질 않는 걸 보면, 결국엔 그냥 저희가 하고 싶은 걸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당시, 영화과에 다니지 않는 저에게는 영화를 찍는 건 굉장히 귀하고 간절한 것이었습니다. 철이 없던 저는 영화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이 영화를 찍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고, 정말 무식해서 용감했었습니다. 다소 큰 빚을 내가며 사비로 영화를 찍은 만큼, 그때만큼의 체력과 패기가 없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영화가 잘되지 않았다면 거지가 되고 정말 많이 후회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인생에서 다시없을 무모함이지 않을까 합니다

영화 속에서도 주인공의 선택에 의해서 이야기와 결말이 결정되듯저희도 공동연출로 단편을 찍기로 한 순간부터, 단편이 엎어졌음에도 다시 준비하기로 했던 순간, 무식하게 장편화를 결정했던 순간까지 그모든 선택에 신기함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 이재은 감독 수상 소감
저에게 이 영화를 준비하는 시간 동안을 가장 잘 표현하는 한 단어는 혹평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 피드백부터 첫 편집 시사 때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긴 정적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혹평들 덕분에 지금의 김민영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수용할 부분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아 꼭 이분들이 좋아하는 영화가 되어야지라는 오기로 승화시켰던 것 같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 영화의 가능성을 알아 봐주고 좌절할 때마다 일으켜 세워준 몇몇 분들이 가장 큰 은인이지만요. 이렇게 <성적표의 김민영>은 영화진흥위원회부터, 주변 많은 분의 도움이 모여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많은 영화제에서 상영하며매번 영화평을찾아보게 되는데 호평이 반, 전주 대상이라는 기대감에 미치지 못한다는 혹평이 반이었던 것 같습니다.이제껏 늘 그래왔듯이호평은 감사하게, 혹평은 다음 영화를 이어 나가는 소중한 원동력으로 삼을 생각입니다. 엄청나게 대단하고 완벽한 영화가 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성적표의 김민영>만이 가질 수 있는 어떤 포지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홈런을 치는 타자도 있지만, 도루를 잘하는타자도 있는 것처럼요. 그리고 모든 선수가 고루 필요한 선수라는 걸 알게 해주고, ‘첫 인정을 해준전주영화제 측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올해에 내년의 운세까지 많이 끌어와 버려 내년이 살짝 걱정되지만
모두 행복한 연말그리고 다가오는 새해에도 많은 행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이재은(영화감독)
1993년 서울 출생. 충남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했으며, 단편 <의진이야기>(2017)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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