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주인공인 조나단의 벽면 가득한 수집품들을 훑어 내리면서 시작한다. 할아버지가 죽을 때 남긴 호박을 시작으로 그는 주변의 기억될 만한 모든 것들을 수집하기 시작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사진을 가지고 그는 사진 속에 할아버지를 나치에서 구해준 사람이라 추정되는 사람을 찾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떠난다. 우크라이나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가이드는 유태인을 싫어하는 괴팍한 노인과 흑인을 동경하는 노인의 손자이다. 그들과 함께 사진 속의 여자를 찾아다니는 길은 찾을 듯 찾아지지 않는다. 결국 찾아낸 여인을 통해 얻은 것은 할아버지의 또 다른 삶이자 할아버지의 삶이 대변하는 홀로코스트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 끔직한 참상을 잊고자 했던 가이드 노인의 기억이다. 기억은 존재의 또 다른 말이며 수집은 기억의 또 다른 행위이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여인이 수집한 죽은 이의 유품이 조나단에게로 이어지는 장면에서 영화는 우리에게 홀로코스트에 관한 고발을 넘어 ´존재한다는 것´에 관한 성찰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