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풍선>은 우리의 어릴 적 기억을 소박하게 끌어낸다. 50년대 파리의 전경과 함께 한 아이와 빨간 풍선을 통해 판타지 동화를 보여준다. 무심한 어른들과 삭막한 도심에서 아이는 빨간 풍선을 지켜내려 하지만, 결국 풍선을 탐내는 다른 아이들에게 풍선은 사그라진다. 아이의 순수는 외부에 의해 제약받는다. 그러나 아이는 색색의 풍선과 함께 회색빛 도시의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오른다. 제목처럼 ´빨간 풍선´이 인상적인 이 영화는 유년의 꿈과 희망에 대한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짧은 동화이다. 사건이 많고 대사가 풍부한 영화는 결코 아니다. 군더더기 없는 서사 속에 아이와 빨간 풍선, 그리고 그와 대비되는 도시 풍경의 이미지만으로 관객의 마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는 영화이다. 5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왔지만 이처럼 미소 짓게 만드는 영화를 만나기 쉽지 않다. <빨간 풍선>은 칸영화제에서 단편부문 횡금종려상과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받았으며, 허우 샤오시엔의 <빨간 풍선>(2007)도 이 영화에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