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연금술사>, <카우보이 비밥> 등의 TV 시리즈물을 제작하며 국내에서도 다수의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본즈사의 2007년 최신작. 다작보다는 작품마다 공들인 과작으로 작업해 온 본즈사 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스케치부터 극의 구성에 이르기까지 세밀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이번 작품은 TV 시리즈의 극장판이 아닌, 애초 기획부터 제작까지 극장 상영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에 따라 스크린에 어울릴 법한 장대한 스케일의 액션 신과 전투 장면, 그리고 TV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위의 사실적인 액션까지 가감 없이 묘사되고 있다. 영화는 기존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주로 보이던 호승심이라든가 전체주의적인 사고방식보다는, 인본주의적인 측면의 ´개인´에 초점을 맞춘다. 자객과 소년은 생면부지의 만남이었지만, 수직적 관계가 아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수평적 관계를 보여주는데, 자객은 소년을 통해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소년은 자객을 통해 피보호자에서 보호자로 성장한다. 그래도 역시 이 영화의 백미는 애니메이션에서만 가능한 스타일리시한 액션이다. 감독으로서는 데뷔작이지만, <건담> 시리즈를 비롯하여 <신세기 에반게리온>, <카우보이 비밥>, <메트로폴리스> 등 많은 작품에서 애니메이터로서 경험이 있는 안도 마사히로의 연출과 <올 웨이즈 3번가의 석양 1, 2>의 음악을 담당했던 사토 나오키의 감각적인 음악은 영화에 긴박감을 불어넣는다. 주인공 역의 나가세 토모야와 쇼안 승려 역의 다케나카 나오토의 육성 연기를 듣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