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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클로슈 얀초의 세계에 아직 입문하지 못한 이들에게 첫 관문으로 최적일 영화가 <적과 백>이라고 영화 평론가 조너선 로젠 봄은 쓴 적이 있다. 이와 같은 언급이 나오는 것은 이것이 비단 얀초의 가장 유명한 영화여서만이 아니라 주제와 형식의 측면에서 얀초적인 것의 어떤 진수를 보여주기 때문일 터이다. 이번에도 얀초는 거의 쉬지 않는 듯 우아하게 움직이는 카메라로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에 다가간다. 다수의 헝가리 인들이 가담한 혁명군과 차르의 지휘 아래 있는 반 혁명군이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적과 백>이 펼쳐지는 시공간이다. 영화 속에서 백군 장교는 포로들의 옷을 벗긴 뒤 그들에게 15분의 시간을 줄 테니 도망가라고 말한다. 물론 이것은 관대함의 표명이 절대 아니다. 조금 뒤, 이리저리 도망가고 숨는 포로들을 마구 색출해서 처형하는 ‘신나는 인간사냥’이 벌어지니까 말이다. 이 같은 백군 측의 잔혹한 행위를 보면서 우리는 전쟁이란 상황이 인간을 저열함의 최저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가를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잔인함은 백군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백군의 승리는 오래 지속되는 것이 아니고 적군이 승기를 잡으면 그들 역시 복수의 의식을 거행한다(<적과 백>은 10월 혁명 50주년을 기념해 소련과 헝가리에서 공동 제작한 영화이지만 적군에 대한 이와 같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묘사로 인해 소련에서는 개봉이 금지됐다). 요컨대, 전쟁은 양쪽 적대자들 가운데 어느 한 쪽이 완전한 승리를 거둘 수 없으면서도 양쪽 모두 유혈 낭자한 폭력을 휘두르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인 것이다. 이 끔찍한 진리를, 마치 출중한 안무가가 그러하듯 얀초 감독이 창의적인 ‘학살의 발레’로 연출해낸 결과물이 <적과 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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