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아워>는 코베 영화 워크샵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주부, 간호사, 카페 점원, 큐레이터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네 여자친구는 일과 사랑,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해 고민에 빠져 있다. 평온해 보이는 얼굴과 달리 여성들의 일상은 미세하게 갈라지고 있다. 결혼과 직업, 남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회의에 빠진 이들의 사연은 끝으로 갈수록 기대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간다. <해피 아워>의 혁신은 눈에 띄는 극적인 사건을 내세우지 않고 5시간을 상회하는 마라톤 드라마를 끌고 간다는 것이다. 하마구치 류스케는 일상생활에서 우리들이 생각만 할 뿐 실제로 표현하지 않는 말이나 감정을 보여주는 것에 주력한다.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인간관계의 미스터리, 평소에 드러내지 않는 말이나 행위가 유발하는 효과를 통해 플롯이 주재된다. 의미 없어 보이는 장면이나 대화, 행위를 끈질기게 담아내는 카메라는 일상에 균열이 고요하고 안락한 삶을 깨뜨렸을 때 인간에게 닥치는 현실을 보여준다.(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