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허덕이는 한 실업자 시인이 말뫼의 선착장에서 자동차들을 수송하는 일을 하게 된다. 똑같은 색깔의 커버를 쓰고 도열해있는 자동차, 모든 직원들이 번호로 호명되는 이곳에서 시인 역시 이름을 알 수 없는 낯선 이방인이 된다. 아들과의 관계는 악화되고, 작가로서 정체성도 흔들린다. <더 야드>는 크리스티안 룬드의 동명의 소설을 <롤랜드 하셀>, <이 티셔츠를 어떡하지?>의 몬스 몬손 감독이 창조적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영화는 한때 번성했던 스웨덴의 자동차 산업이 몰락한 뒤 자동차 수입의 허브로 부상한 스웨덴의 도시 말뫼를 배경으로 삼는다. 스웨덴어 제목인 ‘야덴’은 연간 50만 대의 자동차들이 유입되는 이 지역에서 전 세계로부터 온 저임금 일용노동자들이 기거하는 거주지를 말한다. <더 야드>는 생존을 위해 존재를 상실해가는 인간, 노동과 문화가 서로를 밀어내는 소외된 세계의 풍경을 냉랭하게 묘사한다. 모든 움직임이 항시 감찰의 대상이 되고, 모든 사건이 기록되는 폐쇄적인 공동체에서 억류당한 자유에 관한 이야기이다.(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