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는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15년 전 떠났던 로드 아일랜드로 돌아온다. 월스트리트의 증권맨으로 성공한 피터는 이곳에 머무는 동안 과거의 친구 도널드를 만난다. 친구와의 짧은 해후로만 알았던 피터의 생각과 달리 도널드와의 동행은 자신의 불편했던 과거와 대면해야만 하는 악몽으로 바뀐다. 크리스 애버디시안의 데뷔작 <도널드가 울다>는 ‘과거가 있었던 남자’에 관한 코미디이다. 15년의 시간을 비월하여 재회한 피터와 도널드의 관계는 그들의 극명한 신분 차이만큼이나 불안을 야기한다. 친절한 얼굴로 옛 친구를 맞이하던 도널드는 두 얼굴의 사나이처럼 돌변하여 피터를 위협한다. 예전 그대로인 도널드와 너무 많이 변한 피터는 한 때 하나였으나 화합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무엇이 저들을 적대적으로 만들었는가? 과거를 회피하고 싶은 피터의 심리와 친구를 붙잡아야 하는 도널드의 내면이 교차하면서 불안의 기운이 터질 듯 부풀어 오른다. 감독 크리스 애버디시안이 주인공 도널드를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