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집 ‘돌아온다’에는 “여기서 막걸리를 마시면 그리운 사람이 돌아옵니다.”라는 액자가 걸려 있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산중턱에 있는 이곳에 액자의 주술적 힘을 믿고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이 있다. 그들은 모두 가슴 속 깊이 그리운 사람들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이곳 막걸리 집에 갑자기 등장한 주영은 이 막걸리 집을 의심하면서도 적극 홍보하기도 한다. 주영의 종잡을 수 없는 행동에 이 막걸리 집의 변사장과 단골손님들의 생활에 변화가 생긴다. 허철의 세 번째 연출작이자 첫 번째 극영화 연출작인 <돌아온다>는 ‘착한’ 영화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처럼 생각될 정도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선의를 품고 있고 그 선의를 온전히 꺼내 보여주진 않지만 서서히 그들 사이의 관계에 선의가 퍼져 나간다. 비교적 단조로운 구성인데도 화면에 스며 있는 등장인물들의 선의에 동의한다면 이 영화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소란스럽고 활기 넘치는 한국판 샹그릴라의 이상향이 나름의 호흡으로 그려진다.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