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방
유영은 대학교 암실 수업에서 교수님께 받은 중형 필름 카메라로 사진 작업을 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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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유영은 교수에게 카메라를 전달받고 주변에 보이는 것들을 렌즈에 담기 시작한다. 여름방학의 짧은 기록을 담아낸 <밝은 방>은 일견 간결한 소품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쾌락적인 영화다. 카메라에 수집되는 신호에 감각을 열어두는 영화의 근본적인 쾌락과 닿아 있는 영화다. 정교한 구도와 섬세한 호흡으로 전개되는 주인공의 시간은 곧 이미지를 획득하는 데 필요한 일련의 과정, 즉 영화가 형성되는 절차와 겹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보여주는 것처럼, 그 과정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을 변화하게 한다. <밝은 방>은 암실에서 출발해 수많은 사진으로 채워진 흰 벽에 도착한다. 그곳에 이 영화가 구축한 ‘밝은 방’이 있다. 여행을 권유하며 "여름은 떠나라고 있는 계절"이라던 친구의 말을 따르듯, 익숙한 공간을 매력적으로 변형하는 상쾌한 ‘여행 영화’다. (김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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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 Bom⎜filmthering202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