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제국>으로 잘 알려진 오시마 나기사 감독이 1963년에 만든 이 다큐멘터리는 일본에서 소외된 재일 한국인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이 다큐멘터리의 소재가 재일한국인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 의해 전쟁터로 끌려갔던 한국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전쟁터에서 팔과 다리가 잘리고 눈을 잃어버렸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일본은 당연히 보상을 해야 하고 그들은 상이군인으로서 연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그들에게 한국정부에 가서 보상을 요구하라고 말한다. 한국정부는 일본정부에게 그것을 요구하라고 한다. 일본과 한국 모두에게서 버림받은 그들은 시위를 벌이고 일본인들에게 자신들의 처지를 호소하지만 대부분 무관심한 반응을 보일 뿐이다. 그들은 함께 모여 술을 마시며 서로를 위로한다. 그 누구도 그들의 잘린 팔과 다리를 찾아줄 수 없고 보이지 않는 눈을 보이게 해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은 적절한 보상과 연금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오시마 나기사 감독은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재일 한국인의 문제, 그 중에서도 상인군인들의 문제를 다루는 영화인의 ´양심´을 이 다큐멘터리에서 드러낸다. 이것은 그가 왜 일본영화사에서 중요한 감독들 중의 한 명인가를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