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세이지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그는 키도 중간, 성적도 중간, 싸움도 중간, 무엇이든 중간에 속하는 보통 소년이다. 이런 세이지에게 어느 날 새로운 경험들이 한꺼번에 찾아온다. 국어시간에 책을 읽던 세이지는 갑자기 온 몸에 전율을 느끼면서 오줌을 싸버린다. 그러나 화장실로 뛰어간 세이지는 그의 속옷을 적신 것이 오줌과는 다른 물질임을 발견한다. 늘 중간이던 세이지가 반에서 가장 먼저 어른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육체적인 변화와 함께 또 하나의 새로운 변화가 그를 찾는다. 어느 날 교토의 할머니 댁에 놀러간 세이지는 심부름으로 들린 반찬가게에서 한 소녀를 만난다. 첫눈에 그녀에게 반해버린 세이지는 아무래도 그녀를 머리 속에서 지울 수 없다. 지금까지 전혀 느껴보지 못한 이상한 느낌이다. 세이지가 첫 사랑에 빠진 것이다. 그런데 상대는 2년 연상의 중학생 나오코. 그녀는 세이지를 어린 아이 취급을 할뿐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왜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지 세이지는 이해할 수 없다. <미안해>는 성에 눈 뜨고 첫사랑의 아픔을 통해 어른이 되어 가는 세이지의 성장 영화이다. 그러나 영화는 여기에서 머물자 않는다. 영화는 어른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정말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