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주인공 이란인 마흐무디 박사는 현재 이란에서 마취의로 일하고 있다. 미국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그는 미국인 여성 배티 마흐무디와 결혼하여 어린 딸을 둔다. 80년대, 배티 마흐무디는 <내 딸과 함께>라는 소설로 베스트셀러의 주인공이 된다. 이 책은 남편 마흐무디에 의해 이란에서 18개월 동안 억류되었다가 6살 난 딸과 함께 미국으로 탈출했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영웅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는 1990년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각색되기도 한다. 다큐멘터리 <내 딸 없이는>은 미국에서 만들어진 소설과 영화에 대한 반박문이다. 마흐무디는 책과 영화로 깊은 상처를 입었고, 이란에 대해 거짓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할리우드영화에 대한 유일한 대응은 다른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다큐멘터리 <내 딸 없이는>의 제작의도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아버지로서의 마흐무디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면 이 다큐멘터리는 아버지가 딸에게 보내는 90분짜리 영상 편지이기도 하다. 딸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그리움이 때론 조용히 때론 슬프게 주인공의 회상과 내레이션을 통해서 드러난다. 주인공은 딸과 연락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영화는 아버지와 딸이 서로 뿐 아니라, 미국과 이란간의 서로 다른 정치적 체계와 이데올로기 싸움에 의해 갈라져 있음을 확인한다. <내 딸 없이는>가 단순한 가족사를 다른 영화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인공 자신이 "워싱턴과 테헤란간의 증오 속에서 국제정치와 선전의 희생자"로 자신을 묘사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