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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

Special Focus: Ahn Sung-ki's Memorable Films Yet Rarely Seen

안성기라는 배우는 정말 특별한 존재였다. 한국영화가 첫 전성기를 누릴 무렵 아역 배우로 활약하다가 군사 독재가 횡행하던 시절 홀연히 복귀해 한국영화의 질긴 혼을 이어나갔으며 결국에는 한국영화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이끄는 주역이 되었다. '국민배우', '한국영화의 상징', '안스타' 등 뭐라고 불러도 상관 없을 정도로 안성기는 한국영화 그 자체를 의미하는 얼굴이었다. 그는 청춘의 상징이자 순수의 표상이었으며, 고뇌하는 지식인이자 소시민의 친구였고, 때로는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저항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그는 한국영화의 대표 배우이기도 했지만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의 가까운 동료이기도 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들여다보면 유명한 상업영화만큼이나 의외로 가치 추구에 전념하는 진지한 영화가 많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 1월 다른 세상을 밝히러 떠난 안성기의 '조금은 낯선' 모습을 만나기 위해 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를 준비했다. 이들 영화는 당대를 주름잡던 이 대배우가 한국영화계에 변화를 가져올 새로운 영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게 하며, 스스로도 더 나은 배우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음을 일깨워준다.
당시 메이저 자본으로 제작됐지만 컬트적인 성격이 강했던 <남자는 괴로워>(이명세, 1994), 고요한 일본영화 <잠자는 남자>(오구리 고헤이, 1996), 폴란드에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 <이방인>(문승욱, 1998), 나이 차이가 상당한 연인의 로맨스 드라마 <페어러브>(신연식, 2009), 독립영화로 제작된 법정물 <부러진 화살>(정지영, 2011), 영화와 사랑에 관해 독창적인 이야기를 펼치는 <필름시대사랑>(장률, 2015)은 모두 안성기로서는 쉬운 선택이 아니었을 터. 하지만 이들 영화는 안성기라는 배우의 존재 덕분에 훨훨 날아갈 수 있었고, 한국영화의 지평을 조금씩 넓혔다. 한편, 배창호 감독의 <기쁜 우리 젊은 날>(1987)은 앞서 언급한 영화들과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안성기를 한국영화사 안에서 영원한 청춘으로 남게 한 영화라는 이유로 이번 행사의 개막작으로 상영하게 된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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