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바르다포토>는 누벨바그의 어머니 아네스 바르다가 반세기에 걸쳐 이뤄놓은 자신의 방대한 자료창고에서 골라낸 스틸사진을 토대로 만든 세 편의 단편 다큐멘터리 모음집이다. <율리시즈>는 1954년에 감독이 찍었던 스틸 사진 속 모델을 찾아서 이미지와 기억의 관계를 고찰하는 작품이고, <안녕하세요, 쿠바>는 1960년대 열정과 생명력으로 넘치던 쿠바 혁명에 바친 바르다의 송가이다. 혁명의 꿈이 악몽으로 변해버린 현재의 맥락에서 이 짧은 영화 에세이는 역사적으로 특별했던 한 시기와 현재 관객의 관점을 충돌 시키며 묘한 감정을 자극한다. 그러나 <시네바르다포토>의 압권은 역시 44분짜리 다큐멘터리 <이데사, 곰, 그리고 기타 등등…>이다. 토론토의 예술가/큐레이터인 이데사의 테디베어 사진 전시회에 대한 기록이자 이 전시회를 보고 느낀 바르다의 정서적, 지적 사유의 스케치이기도 한 이 작품은 이미지와 사적/공적 기억의 관계, 역사와 정치, 테디베어가 각 가정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게 된 20세기 인류학에 대한 관객의 다양한 사유를 유도한다. 78세 할머니의 목소리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바르다의 내레이션은 이 이미지 여행을 한층 더 매혹적으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