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는 이른바 생태적인 삶을 위해 제주에서 전북 장수로 터를 옮겼고, 생태적 재료로 집을 짓기 시작한다. 상량을 올리고 제를 지내며 삶을 염원하지만 일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후 연인과 해남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새로운 삶을 시도하지만 이 또한 맞지 않는다. 나타는 염원을 담아 시작했던 일들이 변모되어 완결되지 못한 경험들에 대해 아쉬워하지 않는다. 염원을 담았던 시작들이 모여 이미 마음속의 어떤 완결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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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 근영>은 매우 불친절한 영화다. 주인공인 나타를 제대로 소개하지도 않고 그가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했는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같은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흥미롭게 볼 수밖에 없는 것은 나타와 그 주변 사람들이 꾸리는 일상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거의 혼자 힘으로 나무를 깎고 홈을 판 뒤 망치질을 해서 집을 짓거나 고난이도 요가 동작을 서슴없이 해내는 나타나 자급자족의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흔히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함께 모여 유기농 채소로 밥을 지어 먹고, 직접 막걸리를 만들어 마시기도 하며, 자연농업 캠프를 기획하는 이들의 나날은 우리의 그것과 확연히 다르다. 손수 짓는 집 대들보에 적힌 '히피일번지'라는 글자는 나타와 사람들이 지향하는 바를 어느 정도 짐작하게 해준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이들의 대안적인 삶을 무조건적으로 찬양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꾸준하게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이들의 생활과 대화를 보여주며 최대한 객관적인 태도를 취한다. <부모 바보>(2023), <인서트>(2024)를 연출한 이종수 감독은 이 다큐멘터리 방법론으로 만든 첫 영화(그는 일부 장면에서 '연출'을 했다며 이 작품을 일반적인 다큐멘터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한다)를 통해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삶을 뽑아내기보다 보편적인 인생의 방식이 관철되는 과정을 봐달라고 말하는 듯하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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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LEE J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