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한 미용사는 세상을 떠난 대만인 친구가 소셜 미디어에 섬뜩한 저주를 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주변 사람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의식과 함께 차례로 목숨을 잃자, 그는 자신이 다음 표적임을 깨닫고 치명적인 저주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대만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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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는 1990년대 전 세계를 휩쓴 J-호러의 현대적 버전처럼 보인다. 과거 VHS 테이프나 전화선을 통해 침입하던 악령은 이제 네트워크, 특히 소셜 미디어에 깃들어 있다. 대만에서 나타난 끔찍한 저주는 이제 같은 시간대에 일본은 물론이고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다. <저주>는 과거 J-호러가 그랬듯이 가장 현대적이며 일상적인 매개체를 통해 퍼지는 공포를 섬뜩하게 담아낸다. 이 영화의 공포는 매우 현실적인 형태로 시작된다. 일본 여성 리코는 대만 친구 슈펀이 이미 사망했지만 그의 인스타그램에 계속 괴이한 게시물이 올라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리코의 일본 친구 아이리는 그 게시물들의 배후를 캐묻지만, 돌아오는 것은 사이버 테러 같은 게시물이다. 결국 아이리는 소셜 미디어를 매개로 한 저주에 비참하게 희생되지만, 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벌어지고 있는 조직적 악플 같은 지극히 현대적 현상에 대한 비유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이 영화는 소셜 미디어와 '좋아요'에 대한 현대인의 집착에 관해서도 냉정하게 비판한다. 이런 면에서 <저주>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를 비추는 어두운 거울이 된다. J-호러의 팬이라면 이 영화가 묘사하는 강렬하고 공포스러운 장면에서도 그 '적통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첫 시퀀스는 최근 호러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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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가나 겐이치
UGANA Keni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