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은 어두운 사건으로 인해 가려진다. 독재 정권에 힘입어 무서울 게 없어진 고문관들이 한 가정을 습격해 젊은이들을 체포한다. 실수로 억류된 사람들은 음산한 사이비 종교의 신도들이다. 원래 고문을 위해 만들어진 수용소는 초자연적인 힘에 맞서는 무시무시한 전쟁터로 변한다.
* 해당 상영작은 관객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거나 심리적 불편감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관람 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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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제축구연맹(FIFA)는 습관적으로 '스포츠는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라고 주장하지만 실상 스포츠가 정치와 결탁한 경우는 1988 서울 올림픽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978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월드컵도 마찬가지다. 1976년 군사반란을 통해 이사벨 페론 정부를 몰아내고 집권한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 군사정권 입장에서 월드컵은 부실한 정통성을 메우고 인권파괴 등 악행을 덮을 수 있는 기회였다. 정부는 자국 팀을 우승시키기 위해 대진표를 유리하게 조작하고 편파판정을 사주했으며, <1978>에서 묘사되듯 월드컵을 기회로 삼아 수천명의 정치범을 붙잡아 고문했고 여성들에게는 온갖 성폭력을 가했다. 당시 군사정권의 악행은 가톨릭의 묵인 하에 벌어졌는데 영화 속 신부는 이같은 사실을 보여준다. 영화는 이러한 정치적 사실을 배경으로 둔 채 악마숭배 집단을 등장시켜 잔혹한 고어 호러물로 변신한다. 전반부 카드 장면에서 악마가 언급되긴 하지만 이러한 장르 탈주는 뜬금없어 보인다. 하지만 전기고문, 물고문, 성고문을 당하던 이라면 어떤 초월적 힘을 갈구했을 것이며, 그들이 상상으로 그려냈던 복수 또한 영화 장면들보다 덜 잔인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정치 드라마와 판타지 호러는 원래 궁합이 잘 맞는 장르인지도 모른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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