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장편영화에 직접 투자를 해 저예산영화 제작 활성화를 도모하는 프로그램이다. 주류 영화산업에 신선한 충격을 가하는 영화와 감독을 발굴하기 위해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지난 10년간 안정적으로 운영을 해오며 33편의 국내외 영화를 발표한 바 있다. 올해 공개되는 세 편은 형식과 주인공, 그 주제 면에서 놀라움을 갖춘 영화들이다.
<삼사라>는 윤회라는 현상을 통해 인간과 동물, 물체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가 세계의 모든 존재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환경과 생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감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영화는 보는 것’이라는 전제를 반전시키며 새로운 영화의 탄생, 이미지 언어의 혁신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관객에게 윤회를 체험하게 한다.
<숨>은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통해 감독이 마주한 ‘죽음으로 가는 길’에 대한 고민을 풀어놓은 다큐멘터리이다. ‘우리는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가, 어떻게 죽음을 준비할 것인가’라는 추상적 질문에 감독의 카메라는 구체성을 부여하며 관객에게 자신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생각을 촉구한다.
<문재인입니다>는 은퇴한 대통령의 일상을 기록한 다큐다. 정치인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로는 특이하게 권력을 잡는 순간이나 재임 기간의 첨예한 사안을 논쟁적으로 다루기 보다 비범한 시기를 살았던 한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문재인을 다룬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작품 제작에 있어 창작자들의 자유를 보장하는지라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세 작품 모두 ‘삶의 시간과 흐름’에 대한 사유를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여준다. 올해 전주시네마프로젝트도 지난 영화들의 전통을 이어 가며 동시대 관객들과 만나 영화 제작 후에도 그 세계를 더 넓혀 가길 바라본다.
프로그래머 문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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