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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즈는 거장의 신작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한평생 영화를 품고 살아온 장인들이 바라보는 동시대와 영화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올해 특이한 점은 거장들의 단편 제작이 늘어난 것이다. 대형 프로젝트들이 팬데믹 상황으로 촬영을 할 수 없게 되자 이들은 스튜디오에서 홀로, 때로는 자연 속으로 떠나서, 혹은 소수의 사람들과 가능한 선에서 영화를 만들었다. 루크레시아 마르텔, 차이밍량, 라두 주데, 안드레이 우지커 등 동시대를 대표하는 감독들이 독립적으로 만든 작품들을 마스터즈 내 미니 섹션인 ‘거장의 단편’으로 묶어 소개한다.

23회 프로그램의 수확 중 하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대변할 만한 장인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지 언어로서 영화의 가능성을 솜씨 좋게 밀어붙여 최소한의 재료로도 걸작이 탄생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작품들이 준비돼 있다. 우선 장뤼크 고다르와 세르게이 파라자노프가 천재로 칭하는 감독,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이 27년 만에 낸 신작 <대자연>을 관객에게 선보인다. <대자연>은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지원으로 2020년에 제작되었으나 2021년 최초 공개 된 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전주에서 소개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제임스 베닝 감독의 신작은 이번에도 현재 세계와 영화의 시간을 연결하며 영화의 본질을 드러낸다. 마스터즈 섹션의 유일한 한국 작품은 누구보다 자유롭게, 그러나 끈질기게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고 있는 김동원 감독의 <2차 송환>이다. 비전향 장기수의 북한 송환 운동을 다뤄 2004년 선댄스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수상한 <송환> 이후, <2차 송환>은 개인의 운명이 여전히 국가라는 거대한 개념과 정치적 결정 아래 휘둘릴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그들이 찾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내용적으로 주목할 지점은 인간 본성에 대한 거장들의 다양한 접근법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와 권력 관계의 작동 방식에 영향을 받는 사회를 성찰하는 작품은 총 3편이다. 라브 디아스 감독은 <하의 이야기>로 1957년 라몬 막사이사이 대통령이 사망한 후의 필리핀 사회를 은유적으로 그렸다. 우크라이나에서 10대를 보낸 세르히 로즈니챠 감독은 구소련으로부터 리투아니아의 독립을 이끈 정치인의 삶을 그린 <미스터 란즈베르기스>와, 나치가 우크라이나 민간인 3만 3천여 명을 사살한 이야기를 담은 <바비 야르 협곡>을 통해 과거의 역사가 현재도 변하지 않았음을 드러낸다. 사랑과 신념, 정체성에 대한 탐구는 테런스 데이비스가 소환한 시인 시그프리드 서순의 이야기 <베네딕션>과 히타 아제베두 고메스가 재해석한 에리크 로메르의 유일한 희곡이자 동명의 영화 <내림 마장조 삼중주>를 통해 나타난다. 프랑스에서 가장 독특한 감독 중 하나로 꼽히는 베르트랑 보넬로는 동시대의 시급한 논쟁점인 가상 세계와 10대들의 세계가 담긴 <코마>로 관객을 안내한다. 단편이 포함되며 작품 수가 예년에 비해 늘었지만, 예술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거장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즐거움은 상당할 것이다.

글_문성경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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