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성장영화를 만들고 싶었다_ <미국에서 온 모리스> 채드 하티건, 마키스 크리스마스
2016-05-06 19:25:00

누군가의 성장을 지켜본다는 건 자신의 철없던 시절을 보는 것 같아 조금은 쑥스럽지만 대체로 흐뭇하다. 영화의 좋은 소재지만, 전형성을 탈피하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에서 온 모리스>는 난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성장영화다. 모리스 역을 맡은 마키스 크리스마스를 바라보는 채드 하티건 감독의 흐뭇한 시선을 보며 비결이 무엇이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마키스를 어떻게 발견하고 캐스팅 했나.

하티건 에이전시에 수소문 해 아역을 찾아봤는데 마음에 드는 배우가 없었다. 아역 배우들은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진지하고 어른스러운 경향이 있다.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르는 신인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지인이 마키스가 나온 유튜브 영상을 보여줬다. 그냥 형이랑 장난치듯 노는 평범한 영상이었는데 뭔가 특별한 걸 발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표정이 좋았다.

주연으로 캐스팅 됐다는 소식에 기분이 어땠나.

크리스마스 완전히 흥분됐다! 길을 가던 도중에 소식을 들었는데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내가 사는 곳은 큰 건수가 생겼다는 소문이 퍼지면 이용하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조용하게 지냈다. 주연이라는 부담감은 별로 없었다. 사실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긴장해야 하는지도 몰랐던 것 같다. 그냥 연기를 한다는 게 마냥 신기하고 좋았다.

독일에 간 흑인 소년, 축구와 힙합 등 설정이 이색적이다.

하티건 아버지가 아일랜드인이라서 13살까진 유럽에서 살다가 이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과 유럽, 두 지역의 문화가 내겐 다른 듯 익숙하다. 이

번 영화에서는 미국의 성장영화와 유럽의 성장영화 스타일을 결합해보고 싶었다. 유럽영화들은 현실적이고 진지한 톤인 반면 미국은 유머나 음악을 많이 써 밝고 에너지가 넘친다. 미국 외 지역에서는 처음 상영하는건데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기대 된다.

소년 모리스의 롤 모델은 노토리어스 B.I.G다. 실제 마키스는 어떤 뮤지션을 좋아하나.

크리스마스 드레이코 더 룰러, Jay 305 등등 너무 많다. 메인 스트림은 아니고 다들 언더그라운드다. 노토리어스 B.I.G는 이번에 작업하면서 많이

들어서 좋아졌다. 따뜻한 톤의 영화다. 화면만 봐도 현장 분위기가 좋았을 것 같다. 하티건 보이는 대로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었다. 촬영 없는 날엔 함께 바비큐도 해먹고 여름캠프에 온 가족 같은 느낌이었다. 마키스는 떠날 때 아쉬워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글 송경원·사진 박종덕 객원기자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