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고향”_<열다섯의 순수> 카이 히로카즈 감독
2017-04-30 23:24:00

카이 히로카즈 감독은 부모님의 일 때문에 어린 시절 이사를 많이 다녔다. 자주 바뀌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랴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짐작이 된다. “이삿짐 트럭에 올라타면 다음 도시에 어떻게 적응할까 생각부터 했다. 어린 가슴에 차가운 마음이 형성된 것 같다. (웃음)”

<열다섯의 순수>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주변 환경 때문에 생긴 사춘기 시절의 차가운 마음을 그리는 가족영화다. 카이 히로카즈 감독은 “부모님에게서 학대를 당한 친구들이 가출을 하더라도 갈 곳이 없어 다시 가족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취재하면서 “대체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결국 나루미와 진은 가출한다. 하지만 그곳 어디에도 둘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은 없다. 결국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고향과 가족은 같은 존재”다.

영화는 카이 히로카즈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영화를 만들기 전, 그는 연극배우이자 각본가였다. “한번하면 끝나는 무대를 아쉬워”하던 차에 “오즈 야스지로의 회고록을 읽고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다음 작품은 “18살의 여주인공과 그보다 나이가 조금 많은 남자주인공이 눈앞에 힘겨운 상황이 생겼을 때 어느 정도까지 서로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이야기”다.

글 김성훈·사진 박종덕 객원기자

목록